파이브북스 5: 비탈릭 부테린 지분증명

   코인이라고 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정도 들어봤다. 모두가 암호화폐에 대해 떠드는 시대다. 정작, 나는 핸드폰 화면으로 코인거래소를 스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도 2020년이 다 되어서였다. 정치 뉴스에도 스테이블 코인이 이슈가 되어 나오고, 코인으로 돈을 번 교사들도 나오는 판이다. 코인 투자를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암호화폐 경제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있었다. 이 책은 코인 중에서도 이더리움과 그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아직까지 전공 저변이 일천해서 그런지 책을 꾸역꾸역 읽어나갔지만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무려 억만장자도 아닌, 20대의 나이에 '조만장자'에 등극하여 평생 먹고 살 걱정 없이 '고상한' 문제들에 순수하게 참여할 수 있는 비탈릭 부테린을 보며 '야, 나보다 세 살 어린 동생도 글로벌 빅테크 급의 대재산을 축적하고 저렇게 멋지게 세계인들 앞에 자기 주장을 관철하고 있는데 나는 뭐하고 살았나' 같은 생각도 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러시아에서 태어나 캐나다 워털루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여(금방 그만둬 사실상 대학생활은 안 했다고 한다) 이더리움을 개발하고 전 세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코인 채굴과 블록체인의 원리도 잘 모르고, 코인 거래를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비탈릭 부테린의 친절한 부연설명들도 거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개키 암호화 방식이나 튜링 완전성, 불완전성 등 '컴퓨터의 이해' 같은 개론 과목에서 들은 개념들이 종종 등장하곤 했는데, 그것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루는 데 활용된다고 하니 뭔가 전공 도서들에 나오는 개념들이 중요하긴 하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정도였다.

  아무래도 나야 기반을 이루는 학문들이 인문학이다 보니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교훈과 교양을 뽑아내는 것에 특화된 삶을 살아왔다고 본다. 이제 과거의 역사를 보기보다는 미래 예측을 할 때라는 한국경제신문 교육연구소 차장님의 조언이 있었는데,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차장님은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을 추천했는데, 그 네이트 실버의 예측 모델이 책에 나옴과 동시에 블록체인 결제를 통한 예측시장을 구축하고 이를 더 발전된 민주주의 의사결정 모델로 구현하려는 내용을 보면서 이것이 진짜 현실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구현하는 플레이어의 모습이구나 하며 감탄했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켈리 공식을 활용한 예상 로그함수가 나온다. 머신러닝, 딥러닝을 이해하려면 매핑함수, 예측함수를 이해해야 하고 그를 구성하는 로그함수와 미분적분 수식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이 실제 더 좋은 예측 모델과 거버넌스를 구축하는데 활용되어 현실을 바꾸는 첨단에서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니 수학 공부가 중요하다는 손진곤 교수님의 말씀이 더 깊이 와 닿았다. 






  사실 우리 학교 졸업생들에게 이더리움에 기반한 암호화폐를 발행해 나눠줄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학급화폐를 이용해 교실에서 경제활동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젝트 교육을 했는데 뭔가 2022년, 2023년의 추억을 영구화하며 보다 의미있게 승화할 수 있는 방법이 학급화폐와 똑같은 이름(서키코인...)의 코인을 발행하여 운영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이 새로운 블록체인 토큰을 쉽게 발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한다. 이더리움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기존 블록체인 위에 새로운 토큰을 얹을 수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그저 글자를 추적하며 페이지나 넘긴 것에 지나지 않지만 직접 토큰을 발행해 본인에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이해의 정도가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컴퓨터과학이 지금까지 인류에게 있어 왔던 모델들을 넘어 새로운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의 모형을 구현할 수 있고 그를 통해 큰 부를 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고 본다. 비탈린 부테릭은 2012년에 이미 이더리움 백서를 썼고 그것은 그의 나이 19세였을 때다. 내가 교육대학교 2학년일 때, 그는 캐나다에서 이미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과학을 시작하면서 나는 고전독서 중심의 기존 공부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학습, 그를 통해 더욱 큰 현실적 능력을 갖출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크게 건드리고 있었다. 

  비록 이해의 정도는 좁아 더 공부가 필요하다는 감상이 앞서지만, 지금까지의 현실에 멈춘 협소한 이해 수준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는 지식과 능력이 컴퓨터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컴퓨터과학도에겐 읽을 가치가 큰 텍스트라 할 수 있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B8UXltBNos -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텔린 이야기

https://youtu.be/Uj-2i_kJFFI?si=sifEwS4gIcxKf4yQ - 팔란티어 CEO의 27년 복수극... 이더리움 중앙은행의 탄생

https://www.youtube.com/watch?v=L9A9CQZfshs - 이더리움 창시자(비탈릭 부테린)가 말하는 가상 화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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